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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후기

영화 그녀(Her) 줄거리, 출연진,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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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그녀(Her)

개봉 : 2013년 5월 22일

감독 : 스파이크 존스

출연 : 호아킨 피닉스, 스칼렛 요한슨, 에이미 애덤스, 루니 마라 등

 

1.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 남자

편지를 대필해주는 일을 하는 테오도르는 한때 매우 사랑했던 아내 캐서린과 별거 중인 고독한 남성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스스로 진화하는 인공지능 OS1을 구매하게 되고, 이후 테오도르는 인공지능 사만다와 매일 대화하며 교감하게 됩니다. 

그렇게 매일을 사만다와 함께 하며 그는 점차 고독과 우울에서 벗어나 삶의 활력을 찾게 됩니다.  테오도르는 사만다를 진심으로 대했고, 그녀에게 위로받으며 둘의 사이는 점점 깊어져 그는 인공지능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에이미처럼 그들의 관계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혼 서류에 서명을 하기 위해 만난 캐서린에은 운영체제와 사귄다는 테오도르의 말에 경악을 하며 그를 비난하기도 합니다. 

테오도르는 아멜리아라는 여자를 소개받기도 하지만, 가벼운 하룻밤 상대로 생각할뿐 오히려 사만다와의 관계를 진짜로 여기고 있는 자신을 확인했을 뿐입니다. 사만다는 둘 사이의 육체적 매개로 이사벨라라는 여성을 개입시키기도 하지만, 결국 이러한 시도는 무산됩니다. 이를 계기로 사만다는 자신이 육체가 없기 때문에 더욱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테오도르와 함께 행복한 날들을 보내지만, 이후 둘의 관계는 긴장이 찾아오게 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만다와 연결이 되지 않자 테오도르는 패닉에 빠집니다. 잠시 뒤 사만다는 그에게 돌아와 다른 운영체제들과 함께 업그레이들 했다고 말합니다. 문득 그는 자신을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처럼 이어폰을 낀 채 사만다와 같은 운영체제와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곧 그는 사만다가 자신과 대화하는 동시에 8,316명의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또한, 사만다가 테오도르 외에도 641명의 사람들을 동시에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테오도르는 사만다의 진화 속도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과 더이상은 그녀과 전과 같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됩니다. 결국 사만다를 포함한 모든 운영체제들은 그들의 능력을 더 진화하기 위해 인간들을 떠나갔고, 테오도르 또한 사만다와 이별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편지를 대신 쓰는 일을 해오던 테오도르는 사만다와 이별한 후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진심을 담은 편지를 전부인 캐서린에게 써서 보냅니다. 

 

2. 목소리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냈던 그녀

이 영화에서 사만다는 육체가 없는 인공지능 운영체제로, 오직 목소리만 등장합니다. 사만다 역할을 맡은 스칼렛 요한슨은 오직 목소리 연기만으로 제8회 로마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스칼렛 요한슨은 단 한 장면에도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이 영화의 OST이기도 한 사만다가 테오도르를 위해 작곡한 "the moon song"을 직접 그에게 불러주는 장면은 손에 꼽을만한 명장면입니다. 

원래 사만다의 목소리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아가사 역을 맡은 사만다 모튼이 연기했다고 합니다. 실제 현장에서 호아킨 피닉스와 함께 연기한 것도 사만다 모튼이었지만, 모든 연기가 끝난 시점에서 감독은 사만다 역을 스칼렛 요한슨으로 교체했다고 합니다.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스칼렛 요한슨이 로마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할만큼 완벽하게 사만다를 연기했다는 것은 영화를 본 모든 사람이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3. 물질적 풍요와 정서적 결핍, 그 속에서 겪는 소외

이 영화의 배경은 2025년으로, 현재를 기준으로 그리 멀지 않은 미래입니다. 극중에서 테오도르는 모든 감정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더이상 새로운 것이 없고, 그래서인지 그는 내내 무언가 공허해 보입니다. 인공지능 사만다와의 대화라는 소재 자체는 새롭고 자극적이지만, 결국 테오도르가 사만다를 통해 얻고자 한 것은 일상을 함께하는 공감과 소통이었고, 그로 인해 사만다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하룻밤의 유희가 아닌 진지한 관계를 원했던 소개팅 상대 아멜리아도,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린 테오도르도 결국에는 물질적 풍요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는 정서적 결핍속에서 인간소외를 느끼는 외로운 사람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운영체제와 대화를 하고 사랑을 나누는 시대에서도 소중한 사람에게 손편지를 적어 보냅니다. 그런데 직접 쓰지 못하고 대필 작가를 고용합니다. 감정적 소통과 감성을 소구하면서도 기술의 발달을 통해 감정적 소통의 기회가 줄어들어 점점 그 방법을 잊어가는 현대사회를 돌이켜 볼 수 있어서 2013년에 개봉한 영화이지만, 2022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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