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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후기

아이캔스피크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가슴뭉클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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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아이캔스피크

개봉 : 2017년 9월 21일

감독 : 김현석

출연 : 나문희, 이제훈 등

 

민원도깨비할머니와 원칙주의 공무원의 만남

민원 도깨비 할머니로 통하는 옥분은 어떠한 불법행위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으로 매일같이 명진구청을 찾아와 민원을 접수한다. 명진구청으로 발령받은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는 시장재개발에 방해가 되는 옥분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구청에서 재개발 중지 명령을 내린 뒤, 건설회사의 소송에 구청이 지는 방법을 제시한다. 

한편, 옥분은 늦은 나이에 영어공부를 결심하지만,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영어학원에서 쫓겨나게 된다. 그 후 우연히 알게 된 민재의 영어실력에 민재에게 영어를 가르쳐달라고 생떼를 쓴다. 이에 민재는 20개의 어려운 단어들을 하루만에 외워서 80점 이상을 받으면 영어를 가르쳐주겠다고 제안하지만, 아깝게 옥분은 75점을 받아서 민재에게 영어를 배울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동생 영재와 단둘이 살아가는 민재가 그동안 옥분이 영재에게 간간히 집밥을 차려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보답으로 옥분에게 주3회 영어과외를 해주게 된다. 

옥분이 영어를 배우는 이유가 미국에 있는 동생과 이야기하고 싶어서라는 것을 알게 된 민재는 옥분의 동생에게 전화를 해보지만, 예상과 달리 그는 옥분과 통화하기를 거절하며, 기억나지도 않고 만나고 싶지도 않다고 한다. 민재는 옥분이 상처받을까봐 7급 공무원 시험 준ㅂ지 핑계를 대며 더이상 영어를 가르쳐주지 못한다고 한다. 옥분은 구청에 민재를 보러왔다가 시장재개발 관련 구청의 행정명령의 진실을 알게 되고, 민재와 갈등을 빚게 된다. 이 일로 민재와 옥분은 심하게 다투고, 영재는 그런 형에게 반항으로 불만을 표시한다. 이후 민재는 상사들에게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시장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옥분이 임시휴업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옥분이 영어로 하고싶은 말

옥분은 가게 문을 닫고 치매에 걸린 친구 정심의 병문안을 간다.  옥분과 정심은 위안부 피해자로, 정심이 열심히 영어를 배워 미국 청문회에서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이 자신들을 강제로 위안부로 잡아간 피해사실을 증언하려고 하였으나, 정심의 치매로 무산될 위기에 처한다. 옥분은 그동안 위안부 피해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왔지만, 용기를 내어 정심 대신 청문회에 서기로 결심한다. 

이로써 옥분은 뉴스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시장사람들과 구청사람들은 이 소식에 큰 충격을 받는다. 뉴스를 접한 민재는 옥분을 찾아가 사죄하고 다시 영어를 가르쳐준다. 뉴스가 보도된 이후 자신을 피하는 시장사람들, 특히 친구인 진주댁마저 자신을 피하자 옥분은 딸을 수치스럽게 여긴 어머니 등 그간의 설움을 토해내는데, 진주댁은 왜 진작 말하지 않고 혼자 힘들어 했냐며 옥분을 응원해준다. 진주댁뿐만 아니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람들도 물심양면으로 옥분을 응원하고 시장사람들과의 갈등이 해소된다.

옥분은 청문회를 위해 워싱턴DC로 떠나고, 민재는 옥분이 만들어준 옷을 입고 7급 공무원 시험을 본다. 그런데 옥분이 한국정부에 위안부 피해자로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본 측에서 증인으로서의 옥분의 자격을 문제삼는다. 이에 청문회는 미뤄지고, 한국에서 민재가 옥분의 위안부 피해자 신고를 돕고, 옥분의 집에서 증거를 찾아낸다. 

우여곡절 끝에 옥분은 미국 하원 청문회에 서지만, 긴장한 나머지 말문이 막혀버린다. 그때 민재가 옥분의 위안부 시절 사진을 증거로 가지고 나타나서 옥분의 연설을 돕는다. 민재 덕분에 용기를 얻은 옥분은 일본군의 만행으로 흉터가 가득한 자신의 배를 보여주며, 자신이 바로 증거라고 말한다. 

 

I can Speak.

옥분은 성공적으로 영어 연설을 하고, 일본 측을 제외한 청문회장의 모든 사람들을 감명시키고, 옥분에게 증거불충분을 외쳤던 하원의원들마저 그녀에게 사과하게 만든다. 얼마를 원하냐는 일본 측 의원의 말에 일본어로 욕을 퍼붓는 모습은 속이다 시원할 지경이다. 옥분을 수치스럽게 여기고 만나는 것을 거부했던 동생이 대기실에 찾아온 것으로 영화는 모든 갈등요소를 해결하며 끝맺는다. 

영화보다도 더 영화같은 삶을 사셨던 이용수 할머니의 실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점에 더욱 가슴이 먹먹하다. 이 영화 제목인 아이캔스피크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 옥분할머니가 영어를 배움으로써 영어를 말할 수 있다는 뜻과 수치심을 느끼며 그동안 숨겨왔던 위안부 피해사실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는 뜻을 모두 가지고 있다. 영화에서는 청문회에 서서 긴장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옥분에게 의장이 할 수 있겠냐 물었을 때, "Yes. I can speak"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딱 한 번 제목이 등장한다. 그만큼 얼마다 그 말이 하고 싶었는지, 그 나이에 그렇게까지 영어를 배우고 싶었던 절실함과 절절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여전히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는 일본에 화가 나고, 위안부 피해자들이 가족들에게까지 외면받으면서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아오셨을까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그녀들이 꼭 하고 싶은 이야기, 그리고 모두가 꼭 들어야만 하는 이야기를 해주신 이용수할머니가 존경스럽다. 우리 모두가 그녀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데에 이 영화가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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